2009년 06월 29일
사용자와 서비스
흔히들 우리 사회가 얼마나 경직되고, 행정 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개인에게 불편을 강요하며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지 알려면, 외국에 나가 생활해 보면 된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태어나는 아이마다 14자리의 등록번호를 발급하고, 그 아이가 자라 18세가 되면 국가에서 관리하는 DB에 지문을 저장하지요. 기업 심지어는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도 가입을 위해서 주민등록번호와 실명을 제출하여 본인임을 확인받고, 한술 더떠 현재 거주하는 집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추가적으로 입력을 해야 이용 가능한 경우가 태반입니다. 익숙하게 행했던 그 일들도 이런 식으로 건조하게 서술하면 꽤나 끔찍한 일처럼 보이네요. 더욱이 일부 악독한 기업들은 저렇게 얻은 정보를 사고 팔기까지 하니 참으로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슷한 방법으로 대다수의 사용자가 사용하는 Windows XP나 IE를 사용하지 않으면, 우리 나라의 웹 환경도 얼마나 경직되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지요.
국내 1위의 이동통신기업인 SKT에서 론칭한 앱스토어인 My Smart는 파이어폭스는 물론 익플 8.0에서도 가입조차 되질 않습니다. - 수정. 익플 6.0에서도 안되네요. 솔직히 뭐 이딴 서비스가 있나 싶습니다. SKT의 대표적인 음악서비스인 멜론 역시 64bit 윈도우즈에서는 클라이언트에서 제대로 핸드폰을 잡아내지 못합니다. 국내에서 제일가는 서점인 교보문고에서 인터넷으로 비회원 서적 구매를 하다가, 액티브 엑스를 깔아야 된다면서 제가 적어놓은 폼 정보를 여섯번가량 리셋시키길래 열불이 나서 회원가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역시 국내에서 제일 큰 규모의 웹 스토리지 서비스인 피디박스와 클럽박스는 비스타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합니다. 은행들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모두 다수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 지장이 없다는 미명 아래 소수의 불편을 강요하는 나쁜 사례들입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옛말도 있지만, 기실 민주사회에서는 소수의 목소리도 귀담아 듣고, 배려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덕목인데요.(하기사 그들은 시장권력이네요.)
그나마 국내에서 제일가는 포털인 네이버에서 지속적으로 IE와 타브라우저 간의 이용환경이 차이가 없도록 개선 중인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누적된 데이터와 서비스들의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전부를 바꿀 순 없더라도 새롭게 론칭하는 서비스들은 나름 성실한 호환성 테스트를 거치는 것 같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네이버를 욕하지만, 전 네이버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배울 점이 참 많은 기업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사용하지 않을 뿐.)
이미 수없이 회자된 문제이고, 비스타의 시장진입이 사실상 실패한 관계로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참 안타깝지만,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비스타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인 Windows 7의 발매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지요. 부디 Windows 7이 선전하여 XP의 점유율을 낮춰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살면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응원할 때가 다 있네요. Windows 7을 일주일 가량 써본 적이 있는데 꽤나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그때 쯤 되면 미리 대비하지 않았던 서비스들은 약간 곤란을 겪을 수도 있겠지요. 오늘도 그 서비스들을 조소할 수 있게 될 그날이 오길 기다리며.
# by | 2009/06/29 08:58 | [마디있는 혀]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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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게 다른게 없어서 xp유저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거졈 ㅠㅠ
뭐 그렇긴 해도 메모리 제한도 있고.. 64bit로 넘어가는 건 거의 순리니까요